친환경 농산물 시대 열리면 농업은 여전히 블루오션이죠
친환경 농산물 시대 열리면 농업은 여전히 블루오션이죠
  • 권혁년
  • 승인 2019.05.05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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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후 20년간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운영한 박형채 대표 인터뷰
농촌 현장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면서 친환경 농산물 공급
친환경 급식을 늘려 도시민은 건강하게 농민은 행복하게

 

소백산영농조합법인 박형채 대표
소백산영농조합법인 박형채 대표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상품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상품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의 혼합곡 기계실 모습이다. 청결하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의 혼합곡 기계실 모습이다. 청결하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농작물을 수작으로 고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이다 보니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레 먹은 곡물은 직접 골라 낸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농작물을 수작으로 고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이다 보니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레 먹은 곡물은 직접 골라 낸다.

 

친환경 급식을 놓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초‧중‧고등학교를 넘어 대학교와 군대, 신혼부부와 임산부들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전체 농경지의 5%밖에 안 되는 면적으로 친환경 급식을 더 확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호감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법적, 제도적 문제 때문에 농산물에 대한 공급 속도는 더디다.

충북 단양에서 20년째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는 소백산영농조합법인 박형채 대표를 만났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친환경 급식을 두고 학생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와 예산을 걱정하는 교육 당국

박형채 대표가 직접 곡물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박형채 대표가 직접 곡물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요. 농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농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박 대표의 이야기다.

박대표가 운영하는 소백산영농조합법인은 2001년 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이곳의 초대 대표는 아니다. 윤갑순 대표와 최건영 대표에 이어 3대 대표다. 2004년에 결합해서 대표 일을 봤지만 정식으로는 2007년에 대표직에 올랐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초기에는 친환경 농산물 대부분을 취급했다고 했다. 채소부터 곡식까지 잡화점 형태로 너무나 많을 물건을 취급했었다. 하지만 어디나 전문 분야가 따로 있듯이 이곳도 잡곡으로 한정해서 전문성을 갖췄다.

현미찹쌀, 늘보리쌀, 통밀쌀, 등의 쌀,보리류와 서리태, 백태, 약콩 등의 콩류, 옥수수, 찰수수, 율무 등의 수수류 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친환경 농산물이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사이트(www.so-baek.kr)에 가면 판매 물건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단양군내 생산자 조합원으로부터 계약재배 방식으로 공급을 받는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타 지역에서 정당한 가격을 지출하고 수매를 한다.

“농업은 모든 산업의 근본이지만 우리나라 농민은 언제나 소외당하고 사회적 약자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어요”

농민이 언제나 약자라고 말하는 박대표는 사실 시골 출신이 아니다. 고향은 인천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 물론 학교도 다니고 취업을 해서 직장생활도 10여년 했다.

“어느 날 하루 퇴근을 해서 곰곰이 생각을 하는데 이게 내가 원하는 생활인가?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문득 중학교 시절에 읽었던 심훈의 《상록수》가 떠올랐어요. 브나로드 운동을 위해 시골을 내려간 박동혁과 채영신을 떠올리며 나도 이곳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볼까? 고민을 했죠”

그런데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고 한다. 부인과 상의를 해서 중앙귀농학교에 등록을 하고 농촌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귀농학교를 졸업하고 장소를 찾던 중에 충북 단양에 오게 됐다. 처음에 단양군 적성면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처음 적성면을 갔는데 마을 앞산에 너무나 맘에 드는 거예요. 그래 여기다. 생각하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죠. 하지만 유기농 농사는 실패했어요. 처음 하는 일이라서 많은 것이 생소하고 또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박 대표의 좌충우돌 시골 생활기가 시작됐다. 도시에서 자라고 직장에서도 영업직에 있었기 때문에 보일러를 직접 고치거나 상하수도를 놓는 일이 처음엔 매우 서툴렀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의 노력으로 지금은 보일러 누수 모습만 봐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백산영농조합법인 위치한 곳은 단양군 매포읍 어의곡리다. 우리나라에서 상품의 마늘 주산지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의 마늘을 임금님께 진상했다고 한다. 마늘 농사는 잘 될지 모르겠지만 기자가 방문해서 본 풍경은 전형적인 산골마을이었다.

박 대표의 기본 철학은 나눔과 배려다. 이것을 어의곡리에서도 잘 실천하고 있다. 직원은 7명이지만 마을 주민이 이곳의 주인이다. 영농조합법인이 바쁠 때에는 마을 주민을 고용해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6600㎡의 공장부지도 매입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마을에서 임대를 했다. 임대를 해서 사용하면 마을 주민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단양에 대도시에서 쉐프를 했던 아들이 귀향해서 아버지와 함께 친환경 논농사를 짓고 있는 분이 있어요. 아직 농촌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죠. 이제 소비자들이 움직여 주셨으면 해요. 친환경 농산물을 많이 찾아 주시고 적어도 아이들의 먹는 급식은 모두 바꿔 주셨으면 합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 20년차 박 대표의 소박한 소원이다. 최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탁구에 푹 빠져 있다는 박 대표가 농민들에게 웃음의 스매싱을 날려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