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패전(2차세계대전, 동일본지진)으로 사쿠라진다
두 번의 패전(2차세계대전, 동일본지진)으로 사쿠라진다
  • 정소현 기자
  • 승인 2019.06.25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의 양심 우치다 다쓰루와 행동파 시라이 사토시의 대담집
일본 우경화에 일침을 가하는 문제적 대담
대량 학살의 전쟁 책임은 연속성을 갖고 사죄해야

“세대에 따라서는 ‘왜 우리가 한국에 사죄해야만 하는가’라는 불편한 감정을 갖기도 하지요. 내가 한 일도 아닌데 전쟁의 책임을 추궁당해야 하느냐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까요. 그런데 국민국가는 일종의 연속성을 갖기 마련이고 연속성이 없으면 지탱할 수 없습니다. ‘전쟁을 한 놈들이 나쁘지, 나는 관계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국민국가는 환상의 차원에서 죽은 자들과도 공동체를 형성하기 때문이지요”

일본의 양심적 학자로 불리는 우치다 다쓰루 교수의 이야기다. 우치다 교수와 일본 젊은 행동가로 불리는 시라이 사토시《영속패전론 저자》씨가 신구세대의 대담을 가졌다. 이 대담의 계기는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쓰나미에 파괴되고 폭발하면서 방사능이 유출됐다. 인명 피해는 물론 일본 국토의 일부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시라이 사토시는 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과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일본 사회를 목도하면서 패전 이후 70년을 지나온 일본의 전후 시대 마감을 예견했다.

두 지성의 대담은 거침이 없다. 메이지 이래 일본 근대화가 결국은 실패했다고 단정한다. 패전 후 미국의 속국을 자처하면서 패전을 교묘히 감춰왔다고도 말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는 과거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외면해왔는데 이제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부상을 비롯한 미국의 대일본 자세 변화로 더 이상 일본의 기만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일본의 우경화도 질타를 한다. 아베는 애국심을 내세워 내셔널리즘을 전파하고 선동하고 있는데 이러한 가짜 선동에 더 이상 속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평화헌법을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 평화헌법 9조를 개헌해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려는 것으로 이는 미국과 다시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을 명백한 선동이라고 규정한다. 덧붙여 일본이 세계 시민 사회에 더 이상 폐를 끼치지 말자고 까지 말한다.

두 학자는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통해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몰락해가는 일본을 바닥에서 다시 끌어올리고 세계 시민의 길을 가자고 강변한다.

이렇게 거침없이 오간 대화는 우주소년이 펴낸 《사쿠라진다》에 담겨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시덕 작가《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는 “핵으로 두 번의 패전(2차 대전, 동일본 대지진)을 맛 본 일본의 통렬한 자아비판이 담겨져 있는 책“이며 ”자신들이 저지른 대량학살과 전쟁 책임을 감추기 위해 자국 시민의 호전성을 부추기는 각국의 지배집단에 놀아나지 않으려는 한국과 동북아시아 시민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우치다 다쓰루, 시라이 사토시 지음 ㅣ 정선태 옮김 ㅣ 우주소년 펴냄 ㅣ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