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축제, 궁디팡팡페스타 인기 절정
집사의 축제, 궁디팡팡페스타 인기 절정
  • 권혁년
  • 승인 2019.09.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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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가격에 양질의 고양이 먹이와 관련 제품 구입 가능
해피커팅 프로젝트로 1800만원 기부…고양이 관련 제품 진화 중
개장 첫날 8200명 다녀가… 지난 박람회 보다 1700명 많아

오전 10시 양재동 AT센터. 젊은 남녀들이 모였다. 서 있는 줄이 길다. 강남의 노른자위 땅에 들어서는 아파트 분양 현장인가? 잠시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이들은 손엔 무언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멀리서 잘 안보였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여행 가방, 바퀴 달린 시장바구니, 심지어 아이들을 태우는 빈 유모차까지.

분명 박람회라고 취재 왔는데 관계자가 아닌 일반 관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도 어색하고 관람객들이 모두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장면도 이상했다. AT센터의 출입문이 열리자 대형마트의 타임세일을 방불케 할 만큼 관람객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궁디팡팡캣페스타’ 유난스러운 박람회의 주인공이다. (주)캣페스타가 운영하는 집사들을 위한 축제로 1년에 3회 정도를 개최하며 이날은 11회째다. 사전예약을 하면 입장료는 4천원, 현장 결제를 하면 8천원이다. 하지만 이 돈은 박람회 현장을 한 바퀴만 돌면 이벤트 경품으로 바로 지워진다. 그만큼 많은 경품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준다.

“‘궁디팡팡캣페스타’는 정말 좋은 고양이 관련 제품이 빨리 소진된다는 생각 때문에 애묘인들이 아침부터 줄을 길게 서고 고양이 먹이인 캔과 용품을 싼 가격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여행용 캐리어나 시장바구니를 들고 온 관람객이 많아요.” 조수미 캣페스타 대표의 말을 듣고 모든 상황이 이해됐다.

이 박람회는 진정한 고양이 박람회다. 일단 변화된 환경에 민감해 하는 고양이는 절대 입장불가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집사들만이 입장할 수 있다. 싼 가격에 고양이 사료와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날 기자의 눈을 끈 용품은 고양이 자동 배변기다. 지름 50센티 길이 1m 정도 크기의 통에 곱께 모래가 깔려 있다. 고양이가 변을 보면 모래와 자동으로 섞이고 변만 걸러서 뒤에 달린 휴지통으로 골인하는 시스템이다. 집사는 휴지통 안을 비닐로 덮어놓고 똥이 배출되면 비닐만 빼서 버리면 끝이다. 사람으로 치면 비데 같았다.

고양이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 박람회다. 입장을 할 때 고양이 얼굴 모양의 해피컷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쪽 귀를 잘라서 모금함에 넣는 것인데 이것 한 장 당 200원이 고양이 보호협회 등에 기부된다. 지금까지 1800만원을 기부했다. 고양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많이 박람회에 참여를 한다. 이들에게는 부스를 절반 이하의 가격에 준다. 좋은 그림을 그려서 집사들에게 많이 나눠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수의사와 함께 세미나도 연다. 관람객들은 수의사에게 고양이의 상태나 건강관리 방법 등을 질문하고 수의사가 답을 한다. 세미나에 대해서는 별도의 티켓을 판매하는데 집사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고양이 수의사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나응식 수의사도 참여했다. 세미나 비용은 캣페스타에서 고양이 보호협회에 전액 기부를 한다. 이 돈은 유기묘 입양과 길고양이 중화 수술 등의 비용으로 사용한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는 할로윈파티다. 그래서 전시장 곳곳에 할로윈파티의 상징인 호박가면과 고양의 합성 모습이 자주 보인다.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 박람회 ‘궁디팡팡캣페스타’는 22일 일요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다. 오늘 하루만 82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 수치는 지난 10회 대회보다 1700명 증가한 수치다.

박람회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입장을 거부당한 한 가족을 만났다. 약간 눈빛이 슬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