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발견한 신석기시대 보물
숲에서 발견한 신석기시대 보물
  • 권혁년
  • 승인 2019.10.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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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연미산자연미술공원서 프레비엔날레 작품전시회 11월 30일까지 진행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80여점 전시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자연과 어울리는 작품을 만들어
자연주의 작품으로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인기 많아
자연에서 모험할 수 있는 미술품으로 창의력 키워

공주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입구에서 관광객에게 인사를 하는 곰 조형물
공주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입구에서 관광객에게 인사를 하는 곰 조형물
고요한 작가의 ‘솔곰’ 나무꾼과 곰의 사랑 이야기가 설화로 전해져 내려오는 공주시의 모습이 느껴진다.
고요한 작가의 ‘솔곰’ 나무꾼과 곰의 사랑 이야기가 설화로 전해져 내려오는 공주시의 모습이 느껴진다.

자연미술공원이라는 이름을 듣지 않았다면 입구는 마치 천연동굴 입구와 흡사했다. 매표소가 한쪽에 자리하고 있고 맞은편엔 실내 전시관이 있다. 그리고 바닥엔 사람 발자국과 곰 발자국이 번갈아 가면서 공원 입구로 향해있다. 꽤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다.

아치형 출입구를 지나 밑으로 내려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자연미술 작품들이 일정한 간격이 없이 자유롭게 이곳저곳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 내렸다. ‘와~’

충남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에 있는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는 ‘2019금강자연미술 프레비엔날레’가 한창이다. 지난 8월 31일에 개막을 해서 11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프레비엔날레의 주제는 ‘新썩기시대_또 다른 조우’다.

허샘이나 코디네이터는 “21세기 디지털 문명의 이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편리함과 유익함을 제공하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과 환경오염,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한 생명윤리 체계의 혼란은 이전에 없었던 위기감과 불안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이렇게 인류역사에서 극단적인 위기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희망의 빛이 없어졌다고 생각할 때 자연과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상생하면서 최초의 생산 활동을 시작했던 신석기 시대를 상상하면서 ‘회복’과 ‘희망’을 다시 꿈꾸고 싶어서 이렇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올해의 전시회 제목이 신석기전이지만 사실 이곳은 지난 1981년에 문을 열었다. 39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자연미술가 고승현 원장이 ‘야투’라는 청년미술가 단체를 만들어서 도심이 아닌 자연에서 처음으로 미술작품을 전시했다. 이후 1991년에 처음으로 금강두레자연미술전을 개최하고 2004년에 비엔날레로 발전했다. 올해는 홀수해로 내년 본격 비엔날레를 앞두고 열리는 프레비엔날레가 열렸다.

자연미술은 말 그대로 자연의 공간에서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자연의 형상을 담은 미술품을 만드는 것이다. 제작 기간은 약 3주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 전시가 된다. 작품이 수명을 다해 무너지거나 흐트러지면 자연적으로 폐기를 한다. 현재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는 8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각 작품들은 짧게는 이번 프레비엔날레를 위해 8월에 제작된 것부터 길게는 2004년에 제작된 철제 작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작품을 소개하면 고요한 작가의 ‘솔곰’이 눈에 들어온다. 금강을 끼고 송림이 우거진 연미산에 ‘곰과 나무꾼의 사랑이야기’가 천년 설화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곳에 높이 10m의 거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재료는 나무상자를 분해한 나무판으로 이어 붙이면서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곰을 표현했다. 반달곰인데 반달 모양이 있는 부분과 눈 모양이 있는 부분에 구멍을 내서 사라들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술작품에 손을 대지 말라고 하는 도시 미술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작품이다.

인도네시아에 온 위누스 아지타마의 ‘쿤드하마니’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약간 기울러진 피사의 사탑처럼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로켓 모양이다. 로켓이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고 재질은 대나무다. 중간 부분에 원형으로 구멍을 뚫어 놨다.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딛고 올라가면 구멍을 통해 바깥세상을 볼 수 있다.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왔다.

헝거리에서 온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도 눈길이 간다. 둥근 비닐하우스 같은 것을 대나무로 만들어 놨다. 그 밑에 또 나무를 이용해서 해먹을 만들어 놨다. 실제로 사람들이 나무 해먹에 누워 있으면 편안한 자세로 잠을 청하거나 산들 바람을 쐴 수 있는 작품이다. 허클베리 핀의 통나무 하우스가 생각날 수도 있다.

곳곳에 정크아트도 눈에 띈다. 어느 작품은 중학생들이 빈병과 흙을 이용해서 이글루 같은 집을 만들었다. 진흙 사이사이에 빈병을 넣어서 건물의 견고함을 더해 줬다. 프랑스 작가 프레드마틴은 ‘나무정령’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사람의 얼굴을 대나무로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대나무의 결이 실제 우리 얼굴을 구성하고 있는 근육의 결과 모양이 같다는 점이다.

소나무를 잔뜩 쌓아 놓아 아지트 같은 형상을 하는 작품도 있었고 영국에서 온 한 작가는 벌들이 세상이라는 영감으로 작품을 만들고 실제도 작품 속에서 벌을 키우고 있었다.

광주시에선 온 도시재생 전문가 김경철 씨는 “이곳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조각공원과 달리 자연의 재료로 작품을 만들고 또 작품이 수명을 다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도시 조각 공원에 수 많은 예산을 쓰고 또 관리에도 비슷한 제작 예산을 쓰고 있는 지자체들이 한번 쯤 와서 보고 벤치마킹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에서 온 김보현 씨는 “요즘 우리들은 안전을 위해서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묶어 놓고 있는데 이곳처럼 적당히 위험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다른 곳에도 많이 만들어 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작가 프레드마틴의 ‘나무정령’이라는 작품이다.  인간 얼굴의 근육이 실제로도 작품과 흡사하다.
프랑스 작가 프레드마틴의 ‘나무정령’이라는 작품이다. 인간 얼굴의 근육이 실제로도 작품과 흡사하다.
인도네시아에 온 위누스 아지타마의 작품 ‘쿤드하마니(로켓)’다. 피사의 사탑 형상을 띄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온 위누스 아지타마의 작품 ‘쿤드하마니(로켓)’다. 피사의 사탑 형상을 띄고 있다.
헝거리에서 온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나무해먹'이다. 실제로 사람이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다.
헝거리에서 온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나무해먹'이다. 실제로 사람이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