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평생학습, '지식 플랫폼'이 답이다
과학기술인 평생학습, '지식 플랫폼'이 답이다
  • 뉴스 편집부
  • 승인 2019.10.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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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 조성찬
조성찬 원장
조성찬 원장

다들 은퇴 후의 삶이 두렵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절반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일용직과 임시직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대부분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은퇴자들의 의사와는 동떨어진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과학기술계 역시 별반 차이가 없거나 더욱 심각할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며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과학기술인 대다수가 은퇴 후 적절한 일자리를 못 찾고 내몰리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과연 그들의 전문지식과 숙련된 기술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어버린 것일까?

최근 한 지자체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고급인력의 일자리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 플랫폼을 제시한 바 있다.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통해 고경력 은퇴자와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기업을 연결해줘서 더 나은 고용을 창출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근본적 원인을 직시하여 효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인이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며 전문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평생학습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에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도 지속 가능한 역량을 보유할 수 있도록 개인별 경력을 진단하고 교육과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해주는‘지식 플랫폼’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인 지식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까?

먼저 통합역량 교육체계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미세먼지, 신종 전염병, 재난 안전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연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인이 R&D 역량뿐 아니라 사회발전을 선도하는 리더십 역량, 타 분야와 소통하는 공감 역량 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폭넓은 시각과 균형감을 갖춘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나아가 최첨단 ICT와 AI 기술 등을 적용하여 학습자가 시공간 제약 없이 원하는 내용을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능형 학습시스템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을 이해하며 미래사회의 변화를 토론할 수 있는 참여와 소통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기술 혁신이 가져올 산업과 일자리 변화 그리고 교통, 금융, 의료 등 인류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조망함으로써 대중적 인식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문가 강연을 비롯해서 오픈콘텐츠를 연계한 온라인 포럼과 참여자 간 의견 교류 등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생애주기 관점의 체계적인 경력개발 서비스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초연결 사회에서 기술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 생애에 걸친 평생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의 과거와 현재 경력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과학기술인 스스로 경력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으며,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초등학생 65%가 성인이 됐을 때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오늘날 평생학습이 필요한 이유다.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지식 플랫폼’이 과학기술인 교류의 장, 경력개발의 요체로서 평생학습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지식 플랫폼 개념을 도입한 홈페이지를 새롭게 오픈하여 콘텐츠와 서비스를 강화하였다. R&D, 리더십, 공감, 연구윤리 등 백 가지가 넘는 통합역량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언제든지 수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최신 과학기술 이슈에 관한 영상을 구독하고 주제별 토론이 가능한 새로운 포럼을 개설하였다. 무엇보다 과학기술인의 자기주도적 경력개발 중요성을 인식하여 경력진단, 자가 경력설계 교육, 전문가 멘토링을 종합 제공함으로써 평생학습의 밑거름이 되도록 기획하였다.

지식 플랫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이다.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는 과학기술인 양성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