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염전 정취가 묻은 갯골생태공원
옛 염전 정취가 묻은 갯골생태공원
  • 권혁년
  • 승인 2019.10.0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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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절반 크기의 내만 시흥시 갯골공원
국내 12번째 연안습지 보호지역에 만든 생태공원
염전체험부터 흔들전망대까지 시민 쉼터이자 놀이터
가을 단풍처럼 칠면초가 붉게 물들어 장관 연출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에서 아이들이 염전 체험을 하고 있다.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에서 아이들이 염전 체험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염전체험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염전체험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소금창고에서 흙과 모래를 대신한 소금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소금창고에서 흙과 모래를 대신한 소금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제목이 곧 영화 내용을 말해주던 시대가 있었다. 1970년대. 1977년 개봉된 《엄마 없는 하늘 아래》도 제목에서 주는 느낌처럼 줄거리가 흘러간다. 아버지는 6.25전쟁의 악몽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가고 엄마는 남편 없이 혼자서 염전에서 아리들을 키우다가 사망한다.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은 고아원으로 떠나지만 형제애가 발현해 함께 뭉쳐서 염전에서 일을 하며 굿굿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당시 충무로에서 흥행에 성공해 3편까지 속편이 제작될 정도였다. 불굴의 정신으로 역경을 뚫고 살아가는 모습이 당시 시대상과 닮아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서해염전이다. 이 염전은 경기도 시흥시에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신안의 염전보다 더 규모가 크고 발달했다. 수도권의 소비자에게 가장 많은 소금을 공급하는 곳으로 30여개의 소금회사들이 밀집해 있었다. 소금을 실어 나르는 ‘가시렁차’도 힘차게 달리던 시절이었다.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주변에 공장지대가 들어서고 점차 오염이 심해지면서 옛 염전의 명성은 구름처럼 사라졌다. 이후 방치된 오랜 세월이 흘렸다.

시흥시가 2009년에 이곳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 염전 체험장을 만들고 옛날 소금 창고를 복원하고 22m 높이 흔들 전망대도 세웠다. 이렇게 해서 2014년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공원이 바로 시흥갯골생태공원이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다음해부터 축제가 활성화 됐다. 축제의 시작은 2006년이지만 활성화는 2015년부터다. 축제는 9월 중순에 열린다. 대표 프로그램은 어쿠스틱 음악제다. 젊은 사람들이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노래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염전 체험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인기다. 직접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자기가 만든 소금을 소금 창고로 옮겨서 흙이나 모래를 대신해 소금을 가지고 여러 가지 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갯골 공원은 생태공원답게 건축물을 최대한 자제했다. 대부분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그리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연안습지보호지역 (면적 : 0.71㎢)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에는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모새달군락을 비롯해 칠면초, 갈대, 갯개미취, 갯잔디, 천일사초, 해당화, 나문재, 퉁퉁마디, 갯질경, 갯개미자리, 큰비쑥 등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 동ㆍ식물 2급 2종(말똥가리, 검은갈매기), 천연기념물 2종(황조롱이, 잿빛개구리매) 등의 물새들이 관측된다. 인근지역에서도 멸종위기 야생 동ㆍ식물 2급인 맹꽁이, 금개구리 등도 서식하고 있다.

이곳의 백미는 22m 높이의 흔들 전망대다.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나선형으로 돌아서 올라가게 돼 있다. 6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4층부터는 걸으면서 흔들리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흔들림이 없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고 최악에는 무너질 수도 있다고 한다. 꼭대기 전망대에서는 여의도 절반 크기(148만㎡)의 갯골생태공원 모습뿐만 아니라 가까이는 월곶, 멀게는 인천 송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지대나 높지 않아서 22m의 높이에서도 모든 것을 조망할 수 있다.

설악산과 오대산에 붉은 단풍이 드는 10월, 시흥갯골공원에도 붉은색을 즐길 수 있다. 주인공은 바로 칠면초다. 염분이 있는 갯벌에서 자라는 칠면초는 10월이 되면 단풍처럼 붉게 물든다. 단풍놀이의 번잡스러움에 잠시 실증이 난다면 갯골생태공원에서 바다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다. 강아지와 산책을 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염전 놀이터에서 놀고 흔들전망대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

광주광역시 의회 김광란 의원은 “도심 한복판에 정말 아름다운 생태공원이 있는 시흥시는 축복 받은 곳이다”며 “도심에서 공원을 어떻게 만들고 시민들에게 돌려 주어야하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공원이다”말했다.

흔들전망대에서 바라본 염전 체험장 모습이다.
흔들전망대에서 바라본 염전 체험장 모습이다.
흔들전망대 모습
흔들전망대 모습
시흥갯골축제에서 광대가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고 있다.
시흥갯골축제에서 광대가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고 있다.